6개월간 용감이와 친해지게 된 이야기
용감이는 어쩌다 우연히
지나가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용감이는 이름값답게
그저 지나가려는 나를 보며
아주 맹렬히 짖었다.
어찌나 용감한지
고개까지 돌려가면서
나를 향해 짖었다.
용감이 보호자는
나에게 미안해하며
원래 이런 강아지가 아닌데.. 하면서
미안해하셨는데
그게 더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난 너 처음 봤다구...
너도 나 처음 봤잖아..
몇 달 내도록
나를 보면 짖고
다가가면
보호자분한테 안겨 나한테 짖고
전생에 원수였던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동물들은 귀여우니까
짖어도
내 손길을 피해도
웃으면서 용감이 이름을 불러주고
진심으로 예뻐해주었다.
용감이를 길에서 마주치게 된 지
벌써 반 년
그 뜨겁던 날씨에 만나
벌써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어서야
용감이는 나한테 짖지 않았다.
그 길을 지나갈 때면
내심 쫄아있었는데
용감이가 나를 보고도
짖지 않는걸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물론 길에서
다른 행인한테 예쁨 받고
얌전히 간식 받아먹는 모습을 보고
아 용감이는
나에게만 그러는구나 라는 생각에
슬퍼지려는 찰나
처음으로 용감이가
나한테 세 발짝 다가와주었다.
사람으로 치면
쭈뼛거리듯이
딱 세 발짝만 나에게 가까워졌지만
그럼 어떤가.
용감이가 다가와준거보다
내가 더 다가가면 되지.
드디어 처음으로
용감이가 나에게
등을 보여주고
나를 만져
나를 예뻐해 라고 외치듯이
꼬리를 흔들어
어이구 용감이
어이구 예뻐라 하면서
맘껏 쓰다듬어 주었다.
그때동안
용감이는 얌전히 예쁨받다
내가 떠나가려니까
또 은근슬쩍
한 발짝 다가와주었다.
이 뿌듯함은 뭔지 알 수 없지만
동물은 사랑을 주면
다시 그 사랑을 돌려주는 존재라서.
그래서
사랑스러운 것 같다.
드디어
용감이와 조금 친해지게 된
어느 날의 이야기 끝.